온갖 해충과 진드기에 죽어가는 아이들, 장마철의 물난리, 오물이 뒤섞인 땅, 15kg에 만원대인
저급사료, 흙이 섞이고 오랜시간 청소하지 않아 냄새나는 물, 개집 안에 죽어있는 쥐들, 매캐하고
썩은 냄새. 모두 포천의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유기견보호소 애신동산에서 볼 수 있는 사계절의 모습
입니다. 혹자는 이런 애신의 모습을 보고 희망이 없다고 발길을 돌리기도 하며 안타까운 모습에 아예
외면하거나 이렇게까지 아이들을 방치한 소장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무관심 속에 아이들의
생활은 소수의 봉사자들로 인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 형식으로 간간히 유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안락사라는 말은 쉽지만 이 똥구덩이가 세상 전부인 애들에게 적어도 깨끗한 물과 안전한 보금자리를
내어주고 싶어서, 지금 있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게
됐습니다. 물론 새로운 부지로 이사를 가서 미로같은 견사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아이들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그렇게 하기에 실현의 벽은 너무나 높고, 이렇게 임시방편으로나
마 현재의 사정을 많은 분께 알리고 이러한 형편을 타개하고자 합니다.
애신동산은 개인후원금과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에 의존하기 때문에 언제나 운영비와 사료비가 모자라
는 형편이고, 그나마 일하는 인부들도 열악한 환경과 제 때 주지 않는 월급에 혀를 내두르고 그만두기를
반복하고 있으며, 이애신 소장이 법정 소송에 휘말리면서 온라인에 온갖 루머가 떠돌면서 후원자들이
많이 떠나가기도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불쌍한 동물들을 굶기지는 말아야 한다는 여러
봉사자들의 도움과 계획적으로 일을 추진해 나가는 운영진들의 협조아래 KARA의 지원을 받으며 어렵
게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사업이었던 중성화 사업은 일산의 한 동물병원 원장님의 그야말
로 헌신적인 노력과 동물보호단체 KARA의 도움으로 이제 70% 이상의 견사가 마무리되어 올해 모두 완
료될 예정이고, 임의단체 등록 후 봉사활동인정단체로 등록을 진행하고 있으며, 보호소에서 태어나는
강아지들은 물론 성견들도 입양이 잘될 수 있도록 임시보호와 홍보활동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소수봉사자의 노력은 20년간 악화되어 온 애신동산의 환경을 바꾸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위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있다보니 일년에 몇 번 큰 사고도 일어납
니다. 지난주에는 새끼 한 마리(마애)와, 성견한마리(토비)가 다른 개들에게 물려 병원신세를 져야했
고, 새끼는 퇴원하였지만 큰 아이는 현재 입원중이며 결국 앞다리 한쪽을 절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다리 한 쪽이 없는 토비가 적응할 수 있게끔 임시보호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임보자를 구하는게 여의
치 않아 1주 후 퇴원시에 다시 애신동산으로 돌아가야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산에 위치하고 있는 보호
소 특성상 진드기를 포함한 온갖 해충으로부터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며-실례로 며칠전 한 아이
가 진드기 때문에 별이되었고, 한마리는 치료 후 임보중입니다-, 작년 전염병이 돌 때에도 백신접종이
되지 않은 수십마리의 아이들이 별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비난하고 있는 이 때에도 애신동산의 아이들은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하며 죽어갑니다. 근본적
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벽이 너무나 높을지라도 현재의 아이들을 외면할 수 없음을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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